등장인물 해석
박형구 역 <조진웅> 마을 화재 사건의 담당 형사. 사건 조사도중 갑자기 자신이 살아온 삶의 시간들이 사라진다. 꿈을 꾸는 듯 삶이 전부 바뀌어버린 상황에 힘들어한다. 김수혁 역 <배수빈> 시골마을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서울에서 내려와 아픈 아내를 돌보며 살아간다. 알 수 없는 화재로 인해 죽게 된다. 정해균 역 <정해균> 동네 주민으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하나 두고 있다. 수혁의 아내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이장에게 이야기했으나 온 동네 주민들이 다 알아버린다. 수혁과 형구의 가까이에서 사건에 두루 얽혀 있는 인물이다. 윤아영 역 <차수연> 수혁의 아내이다. 낮에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만 밤만 되면 다른 사람으로 빙의된다. 직업 성별에 나이에 관계없이 불쑥 튀어나온다.
불타버린 집 그리고 수상한 동네사람들
작은 시골마을에 조용히 살고 있는 부부. 무슨 이유에서 인지 친구들과의 파티를 끝내고 자고 간다 하는 그들에게 거짓말을 한다. 남편은 교사로 근무하고 아내는 뜨개질을 배우러 다닌다. 수혁은 고장 난 자전거를 가져다준 학부형에게 아내의 빙의 사실을 들켜버린다. 비밀로 해달라는 수혁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해균의 말 한마디에 온 동네 소문이 퍼지게 된다. 마을사람들의 강요에 의해 아내를 가둬두지만 이를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수혁은 해균에게 아침에 열어달라며 아내와 같이 2층에 갇혀 있게 된다. 그날밤 수혁의 집에 불이나 둘은 세상을 떠나게 되고 마을사람들은 자신들이 가둬놓은 것 때문에 잡혀갈까 봐 불안해한다. 형구는 수혁부부의 사망사건을 조사하던 중 수혁이 갇힌 사실을 알게 되고 동네사람들을 모아 조사하려 하지만 동네잔치가 벌어지게 되는데... 술에 취한 형구는 수혁부부의 집 앞에서 혼잣말을 하다 집으로 이끌려 들어가고 수혁부부의 환영을 보게 된다.
아내와 아들이 사라졌다
전화벨소리에 잠에서 깬 형구. 교장선생님의 전화를 받는데 자신이 누워있는 곳은 다름 아닌 수혁의 집이었다. 잠겨있는 철문,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해균, 이상한 상황들에 당황한 형구는 집으로 가보는데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아내와 자식도 사라졌고 형사라는 직업도 없어졌다. 형구는 해균에게 수혁에 관해 물어보지만 형구가 선생님이고 이상한 병이 있어서 자신을 가둬달라 했다 한다. 그것은 윤이영(수혁의 부인)이 겪었던 일이었다. 해균을 찾아간 형구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보지만 정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형구가 악몽은 가장 무서운 순간에 깨어난다 이거죠?라고 말함과 동시에 해균을 폭행하고 그의 몸에 휘발유를 부어 불태워버리고 도망친다. 불타버린 비닐하우스 사건현장에 몰려온 사람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분명 해균의 몸에 불을 붙였는데 죽어있는 건 고라니였다. 형구는 정신과 진료도 받아보고 독한 송로주도 연거푸 마셔보지만 상황이 바뀌는 건 없었다. 형구는 자신의 삶을 다시 찾을 수 있긴 한 걸까?
마주한 현실에 순응하다
지금을 받아들이려 하는 형구. 교사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 공부도 하고 해균아들의 진로상담도 해준다. 온천사우나에서 목욕을 하고 나온 형구는 뜨개질 선생님(초희)을 만나게 된다. 형구가 알 수 없는 또 다른 형구는 수업을 마치고 뜨개질 수업을 들었다 한다. 둘은 테라스에 앉아 경치도 구경하고 근처 절에도 들렀다. 형구는 가족들을 떠나보내려는 듯 기왓장에 자신과 가족들의 이름을 적었다. 그리곤 시주를 하던 중 지갑에서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를 떨어뜨리는데 초희가 줍는다. 초희는 그 번호가 예전에 쓰던 자신의 번호였다 한다. 가볍게 맥주도 한잔하고 노천탕에서 피로도 풀고 있던 중 죽었던 수혁과 이영이 노천탕으로 들어온다. 형구는 초희에게 식사초대를 하고 이젠 자신의 집이 된 수혁부부의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초희는 형구에게 저녁만 되면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된다며 이해 안 될 거라 한다. 하지만 형구는 나 그거 안다며 혼자만 그런 게 아니니 울지 말라고 위로한다. 초희는 너무나도 가슴 아프게 눈물을 흘린다. 어딘가로 걸어가고 있는 형구... 참 좋다.라는 말 한마디로 영화는 끝이 난다.
꿈속에 영원히 갇혀 살아가다
미스터리 영화여서 그런지 묘한 부분이 많았다. 꿈속에 갇혀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그 꿈에서 깨지 못하면 영영 갇히는 듯했다. 해균에게 불을 붙였는데 고라니가 죽었다는 장면이 꿈속임을 암시한다. 현실이었다면 해균이 죽었을 것이니까. 신비하고 매력적인 영화였지만 후반부는 조금 답답했다. 때로는 나를 연기하면서 살아야 할 때가 있었고, 지금 이게 꿈꾸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사건 사고들이 있었다. 그런 과거의 기억들이 자연스럽게 생각나게 하는 영화가 아니었나 한다. 결말을 예측할 수 없었고 내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엔딩이었다. 정진영 감독은 주변평판이 좋다. 가정적이고 소탈하며 남에게 배려를 참 잘하는 배우이자 감독으로 유명하다. 시나리오를 쓸 때 박형구라는 캐릭터는 조진웅을 생각하고 썼다 한다. 조진웅은 강한 이미지의 배우다. 특히 형사나 우직한 역할을 할 때 그의 연기는 더욱 빛을 발한다. 이번 영화에서도 조진웅의 연기는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었고 탄탄한 연기력으로 형구캐릭터를 소화했다. 이영화는 재미있다 재미없다는 말로 단정 짓기가 모호하다. 엔딩 부분도 너무 광대한 범위를 남겨둔 탓에 보고 나서도 감독이 의도하는 게 뭔지 물음표만 남기게 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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